컴퓨터 인생 1

나는 초등학교 6학년때(1989년) 컴퓨터 학원에 다니면서 컴퓨터를 처음으로 접하게 되었다. 학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내 첫 컴퓨터인 XT 시스템을 한대 구입하였다. 512K 램에 5.25 FDD가 두개 달려있는 평범한 교육용 16비트 XT 컴퓨터였다. 당시 학원에서는 8비트 컴퓨터인 MSX가 대부분이었는데, 학원 컴퓨터를 16비트로 교체하면서 학원 수강생들에게도 컴퓨터를 싸게 살 수 있게 해줬었다.

나랑 컴퓨터 학원에 같이 다니던 친구가 있었다. 같은 동네 살고, 같은 학교 다니고, 같이 잘 놀고… 그랬던 친구다. 사실 컴퓨터를 사게 된 것도 그 친구도 사니까 부모님께 졸라서 샀던거 같다.

그런데 이 친구가 512K RAM을 640K로 업그레이드 한 것이다. 업그레이드를 해야하는데는 이유가 있었다. 지금은 전설이 된 울티마VI라는 게임이 있었는데, 512K RAM에서는 게임이 실행이 되지 않는 것이었다. 나도 4만원 돈을 들여 512K에서 640K로 메모리를 업그레이드 했다.

중1때(1990년)쯤…

또 이 친구가 어느날 Adlib카드를 컴퓨터에 달았다. 컴퓨터에서 흘러나오는 소리가 이럴수도 있나 감탄이 절로 나왔다. 부모님을 졸라 졸라서 85,000원이나 하던 Adlib카드를 하나 구입했다. 나는 이 때 용산에 처음으로 갔었다.

1990년 Sierra Online에서 역사에 길이 남을 게임, Zeliard를 출시했다. 그 당시 마이컴이라는 독보적인 컴퓨터 잡지에서 이 게임의 사운드 부문 평가에 최초로 최고점인, 별 다섯개를 부여했다. 그 게임을 카피해다가(예전엔 오락을 복사해주는 가게가 있었다.) 컴퓨터로 처음 돌렸을 때 Adlib을 통해 스피커에서 나오는 사운드의 그 희열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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